2025년 2월 26일 수요일

[tbn] 출발! 대구대행진 - 영남일보와 함께하는 도로 위 안전모드 ON /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중)



류 : <출발! 대구대행진> 2부, <최고운전 프로젝트>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지역일간지 영남일보와 함께 합니다. 같은 주제를 갖고 저희는 방송으로, 영남일보는 지면으로 함께 할 텐데요, 지난 시간에 이어,  오늘도 ‘고령운전자 교통사고’에 대한 얘기, 이어가 보겠습니다. 대구교통방송 신건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신건 / 인사

류 : 지난달에는 어르신 교통사고 사례와 통계를 알아봤잖아요. 오늘은 어떤 얘기를 가져오셨나요?
신건 / 네 고령운전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면허반납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실효성에 의문이 있잖아요. 그렇다면 어르신들이 왜 운전대를 놓을 수 없는지 그 이유를 만나서 직접 듣고 왔습니다.

류 :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오셨군요?
신건 / 네, 제가 다녀온 곳은 대구 달성군의 무등1리인데요.이곳은 전체 주민이 80명이 좀 넘는데, 이중 70명이 60대 이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곳이 대구에서 외곽에 위치해 있거든요.버스나 도시철도 같은 대중교통이 잘 다니지도 않고,마을에서 버스정류장까지 10분 정도를 걸어가야 하고,버스도 잘 다니질 않아요. 그래서 사실상 교통소외지역으로 보였습니다.

류 :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곳이면  운전대 놓기, 누구라도 쉽지 않겠는데요?
신건 / 맞습니다.제가 면허반납제도에 대해 어르신께 설명을 드렸는데제도에 대해서 알고는 있지만, 면허 반납은 꺼리시더라고요.마을 주민 중에 70이 넘으신 어르신분들께 면허 반납을 안 하는 이유를 여쭤봤는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현장 인터뷰
약 사러도 가지. 아프던지 하면 남 못시키고 내가 가는 게 낫고 그래서 반납 안 하고 있습니다. 내가 정신없고 내가 못하겠다 싶을 때는 반납해야지. 그래도 필요하니까 아직까진 가지고 있지. 개인적으로 어디 가려고 하면 내가 운전 안하면 다른 차를 빌려가야 하고 버스를 타고가야 하고 그게 좀 불편하잖아. 운전을 하다가 안하면.

류 : 다른 사람한테 폐 끼치긴 그렇고그래도 아직 내가 할 수 있으니까 운전대를 계속 잡고 계시는 거군요?
신건 / 네, 그리고 이 마을이 교통 오지라고 말씀 드렸잖아요.제가 취재를 가기 며칠 전에 어르신 한 분이 쓰러지셨는데,119가 마을까지 오는데 시간이 걸리다보니까 급박한 입장에선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이 얘기도 들어보겠습니다.

현장 인터뷰   
이 시골에 며칠 전에도 응급상황이 발생했거든요. 그럴 때는 119 와서 가면 늦다니까. 그런 걸 생각하면 운전면허증을 시골의 노인들이 반납하기는 굉장히 위험한 거죠. 10만 원이 문제가 아니고, 돈이 문제가 아니라 가버리잖아. 의미가 없는 거지. 그럴 때는 차가 있어서 바로 갔기 때문에 다 살았던 거죠. 
그렇다고 해서 시골에 있는 다른 젊은이가 그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것도 아니고요. 그 사람은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일 정리해서 사람 싣고 병원 가는 시간이나, 119 오는 시간이나 비슷하기 때문에…. 내가 바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해요.

류 : 아유, 그런 상황이 생기거나 직접 눈으로 봤다면,  그렇죠, 면허 반납하기, 주저하실 것 같습니다?
신건 / 네, 그리고 버스나 도시철도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면 대구시에서 시행 중인 무임승차제도로 감당할 수 있겠지만,대중교통 환경이 열악한 외곽지역은 이런 무임승차제도가 무용지물이고요,또, 달성군에서는 ‘행복택시’라고 하는, 저렴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가 있는데,이것도 이용횟수에 제한이 있고, 또 택시를 불러도 빠르면 30분, 보통은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택시가 온다고 하니까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운전대를 잡는 게 시간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더 나은 거죠.이장님과 주민분들께 교통수단에 대해서 들어보겠습니다.

현장 인터뷰   
대구시에 속해있지만 버스운행 면에서는 오지거든요. 행복택시라고 해서 택시가 대구시내에서 기다렸다가 마을회관까지 옵니다. 그걸 타고 대실역에 내려서 각자 행동하거든요. 올 때는 그 택시 불러서 다시 타고 오거든요. 군에서 내려주는 게 45장입니다. 한 사람이 갔다오면 두 장을 써버려요. 부족하잖아요. (굉장히 불편해요.) 여기 버스정류장 가보면 노인 분들이 그냥 주구장창 앉아 있는 거예요. (버스 올 때까지 한 대 가고나면 한 대 올 때까지 한 시간 기다려 봤나. 지겹다.)

류 : 그러니까 이런 시골은 이동권이 제한되는데면허까지 반납하고 나면, 너무 불편할 것 같은데요?
신건 / 네, 그리고 농촌에 계시는 분들은 농사 때문에 짐을 많이 싣고 다니시잖아요.가벼운 건 택시에 실어서 옮기고 하는데, 부피가 큰 짐은 차 없이 못 옮기거든요. 그렇다고 용달을 부르거나, 화물배송을 시키기엔 부담도 크고,농사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대응도 어렵고요. 농사를 짓는 71세 어르신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현장 인터뷰
우리가 농사짓는데 벌레가 있다던지 갑자기 약을 사러가서 적당히 쳐야 하는 경우에는 차가 없으면 안 된단 말예요. 그리고 내가 기계 싣지, 비료 싣고 기계 돌아가는 준비 다 해서 이 논에 갔다가, 저 논에 갔다가 해야 하는데 누가 해주나. 경운기로 싣고 그건 옛날 말이지. 지금은 차가 없으면 안 되고 지금 우리 동네도 보니까 내가 71인데 젊은 편에 속한단말예요. 그래서 차가 없으면 마비가 돼서 자식들 와서 농사짓고 부모한데 물어보고 그게 안 되면 면허증을 반납할 수 없죠.

류 : 들으면 들을수록 반납이 진짜 힘들겠네요. 어르신들이 짐도 옮겨야 하고, 또 급할 때 부르면 바로바로 올 수 있는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그런 거 없는 상황에서, 인센티브 조금 받고 운전을 하지 않는 불편을 감수한다, 쉽지 않죠?
신건 / 네, 한국교통연구원이 고령운전자 면허반납 정책의 교통사고 감소 효과를 분석해보니까 어르신 한 명이 면허를 반납할 때교통사고는 0.0118건 감소했거든요.이걸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 42만 원 정도 됩니다.그렇지만 지금 대구에서는 면허를 반납하면 10만 원이 충전된 선불카드를 주는 게 전부이고요.이마저도 1회성에 그치다보니까,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류 : 운전을 업으로 하는 분들 중에도  고령 운전자가 많지 않습니까?
신건 / 네, 맞습니다.올해 초 국립중앙의료원 차량 돌진사고도 70대 택시 운전자가 낸 사고였고, 서울 시청역 교차로 차량 돌진사고 역시 가해운전자가 고령의 버스 운전자였던 것으로 전해졌죠.정부도 이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인데요.정책은 어르신들이 운전대를 잡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그러면 “버스나 택시 같은 생계형 운전자는 어떻게 할 것이냐”여기에 대해선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거든요. 

류 : 생계형 운전자 중에 고령 운전자가 얼마나 됩니까?
신건 / 한국도로교통공단 자료를 보면대구에 등록된 버스나 화물, 택시 운전자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버스의 경우에는 고령운전자가 2018년에는 435명이었는데, 2022년에는 743명으로 배 가까이 늘었고요.택시도 2018년 5천92명에서 2022년 6천716명으로, 화물차는 2018년 천751명에서 2천597명으로 모두 증가했습니다.

류 : 생계와 연관이 돼 있으면, 면허 반납,  당연히 더 어려운 선택이겠죠?
신건 / 네, 그런데 그 이유만 있는 건 아닙니다.젊은 신규 직원이 유입되지 않는 것도 큰 문제거든요.

류 : 채용이 안 된다는 건가요?
신건 / 네, 택시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은 젊은 나이 대에는 진입을 잘 안하려고 하거든요.제가 택시회사에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아무래도 급여가 적다 보니까 젊은 층이 유입이 잘 안 된다고 합니다.직접 한 번 들어보시죠.대구택시협동조합 심경현 이사장입니다. 
젊은 분들이 들어오셔 가지고는 택시업계를 못 버팁니다. 수입가지고 생활 자체가 안 되고 장래 비전도 안보이니까, 제일 큰 목표는 택시해서 나중에 개인택시인데, 개인택시 장벽도 높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택시를 피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대구는 수익금 자체가 타 시도보다 30% 작습니다. 대구는 한 달 평균이 330~350만 원 밖에 안돼요. 330만 원 다 줘도 적다고 하는데 사용자하고 나눠먹으려고 하면 둘이 전부 다 안 되잖아. 사용자는 어쩝니까. 차가 만료돼 버리면 기사도 없고 하니까 차도 그냥 말소해서 구청에 휴지해 버리는 거지.

류 : 젊은 사람들이 이렇게 꺼리게 되니까,결국 빈자리를 연세 드신 분들이 채우게 되는 거군요?
신건 / 네, 맞습니다. 대구의 법인택시 휴업률은 20%를 넘긴 지 오래인데요.택시 운전자 중 나이를 먹을수록 운전이 힘드니까 점점 그만두고 있고,20~30대는 보수가 적으니까 유입이 되지 않으면서 고령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류 : 고령운전자가 사회의 한 부분으로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면허 반납이나 제한을 두는 게 쉬운 문제가 아니군요?
신건 / 네, 전문가들은 지금의 우리나라 사회서비스 구조상 현행 면허반납 시스템으로는 고령운전자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거든요.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OECD 선진국의 3배에 해당하는, 고령 취업자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이동권에 대한 제한을 하게 되면 문제가 돼요. 반발도 크기 때문에 함부로 접근하기는 어렵고, 좀 더 체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유명무실한 제도를 실제로 효과가 나오게 하고 도입이 안 된 제도를 한국형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자진 조건부 면허 등등 이런 부분들을 융합을 해서 좀 더 실질적인 효과가 나올 수 있는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신건 / 정부는 고령운전자의 자격유지검사를 강화한다고 밝혔고, 광주 같은 경우는 면허반납제도 대상자를 현행 70세에서 65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거든요. 다만 생활 형태와 목적에 따라서 면허를 유지하는 사람도 있으니까,일률적으로 면허를 반납하기 보다는 유연하게 면허반납제도를 운영을 하는 방안이 필요해보입니다.

류 : 신건 기자, 오늘 내용 잘 들었습니다.
신건 / 인사

류 : 앞서 말씀 드렸듯이  <최고운전 프로젝트>는 교통방송과 영남일보가 함께 합니다. 오늘 전해드린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관련 내용은 영남일보에서도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최고운전 프로젝트> 대구교통방송 신건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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