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9일 토요일

[KBS] 공짜로 외제차 탄다?…“황당한 이중 대출”

[앵커]
1년 동안 중고 외제차를 무상으로 탈 수 있다는 제안에 은행 대출을 끼고 차를 산 사람들이 이중 대출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신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0대 직장인 A씨는 올해 초, 중고차 수출 업체에 다니는 지인의 제안으로 중고 외제차를 샀습니다. 은행에서 5천만 원 대출을 받고 외제차를 사면, 중고차 수출 업체에서 원금과 이자 등을 대신 내주겠다는 솔깃한 제안 때문이었습니다.

A씨는 “업체가 대출금과 이자를 대납해준다고 생각했고, 사기일 거라 생각했다면 이 차를 팔고 나머지 금액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대출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업체에서 보내주던 원금과 이자는 넉 달 만에 끊겼습니다. 이상하게 여겨 대출 현황을 확인해본 A씨는 자신도 모르게 이중 대출이 이뤄진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대출을 받은 금융기관은 두 곳, 대출 총액은 5천만 원이 아닌 1억 원으로 돼 있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5천만 원으로 알고 진행했는데 두 건으로 총 1억 원이 되다 보니 사실상 막막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이중 대출이 가능했을까요? 중고차 수출업체 직원이 피해자들 몰래 외제차를 담보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또 한 번 대출을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동시에 대출을 신청할 경우 차량 담보 대출 여부를 금융기관 간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점을 악용한 것입니다.

해당 업체 직원은 “캐피탈 같은 경우 실제로 제가 대필한 것도 있다. 사기는 제가 친 것”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현재까지 이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은 4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차량을 팔더라도 수천만 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며, 조만간 해당 업체 직원을 고소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신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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